샤프링크, ETH 2,000억 원 매입 신호…ETF·기관 투자로 강세 지속

| 손정환 기자

미국의 스포츠 베팅 및 디지털 콘텐츠 기업 샤프링크(SharpLink)가 또 한 번 대규모 이더리움(ETH) 매입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샤프링크는 최근 1억 4,500만 달러(약 2,016억 원) 상당의 USDC를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OTC 지갑으로 이체했다. 이는 새로운 이더리움 매수의 사전 단계로 해석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대규모 거래와 함께 샤프링크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최근 블랙록($BLK) 출신의 암호화폐 전략가 조셉 샬롬(Joseph Chalom)을 공동 CEO로 영입한 것. 그는 블랙록 재직 당시 이더리움 ETF ‘iShares Ethereum Trust(ETHA)’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100억 달러 규모로 성장시켰으며, 코인베이스($COIN), 나스닥($NDAQ), 써클 등과의 파트너십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샬롬의 합류와 동시에 샤프링크의 이더리움 보유량은 36만 807개, 약 13억 3,000만 달러(약 1조 8,487억 원)에 이르며, 그중 95%는 스테이킹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이는 기업 차원의 이더리움 비축 움직임 중에서도 상위권 수치로 꼽힌다. 다만 최근에는 비트마인(BitMine Immersion)이 56만 6,776 ETH를 매입하며 샤프링크를 제치고 기업 보유 순위 1위에 올라선 상황이다.

현재 전 세계 63개 기관이 전략적 ETH 트레저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총 보유량은 약 231만 ETH, 이는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의 1.92%에 해당한다. 지난 몇 개월 사이 이들 트레저리의 가치도 2,300만 달러에서 86억 5,000만 달러(약 12조 원)로 급증했다. 이러한 흐름 앞에서 샤프링크와 비트마인은 각각 톰 리(Tom Lee), 조셉 루빈(Joseph Lubin) 등 암호화폐 업계의 거물 인물들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

ETF 시장에서도 엔진이 가동 중이다. 블랙록의 ETHA는 지난 금요일에만 12만 ETH(약 5,977억 원 상당)를 신규 편입했으며, 총 보유 수량을 300만 ETH에 육박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현물 이더리움 ETF는 16거래일 연속 자금 유입에 성공하며 비트코인 ETF보다 더 강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거래소 외부 지갑 역시 ETH 수요에 힘을 더하고 있다. 오늘 하루 동안 신규 지갑들이 4만 2,788 ETH(약 2,207억 원)를 매수했으며, 전체적으로는 7월 9일 이후 신규 지갑 8개가 총 58만 3,248 ETH(약 2조 3,155억 원)를 쓸어 담았다. 온체인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고래 지갑 113만 ETH(약 5조 8,082억 원)를 신규 확보했고, 최소 1만 ETH 이상을 보유한 ‘신규 고래 투자자’ 170명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강력한 매수세와 기관 자금 유입 덕에 이더리움은 지난 일주일간 24%, 한 달간 56% 상승하며 탄탄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이어져온 이 흐름은 단기 '펌핑'이 아닌 구조적인 상승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ETH가 3,800~4,000달러(약 528만~556만 원) 구간을 지지선으로 전환할 경우, 가격은 5,000달러(약 695만 원)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