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를 둘러싼 법적 공방에서,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암호화폐 기업가 헤이든 데이비스(Hayden Davis)가 돌연 입장을 바꿨다. 그는 미국 법정에서 해당 프로젝트가 진지한 투자 목적이 아닌 단순한 밈코인이었다고 주장하며, 당초의 사업성 주장을 번복했다. 이 같은 발언은 3억 9,000만 달러(약 3,891억 원) 규모의 리브라 자산이 동결된 상황에서 나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데이비스는 “리브라는 투자자를 유치해 수익을 만들기 위한 구조도, 구체적인 사용 계획도 없었다”며, 프로젝트에 대한 존재 이유 자체를 스스로 부정했다. 개인 투자자 오마 하록(Omar Hurlock)이 제기한 사기 혐의에 대해, 데이비스 측은 “명확한 사업 계획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투자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하록 측은 데이비스 및 공동 창립자 벤자민 초우(Benjamin Chow)를 상대로 정식 조사를 요구했지만,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제니퍼 로숀(Jennifer L. Rochon) 판사는 이를 기각했다.
리브라 관련 자금이 논란이 된 계기는, 지난 1월 30일 데이비스가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와 회동 후 리브라 관련 지갑에서 50만 달러(약 6억 9,500만 원)가 이동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부터다. 이후 미국 수사당국이 사안을 주시하며, 현재까지 총 2억 8,000만 달러(약 3,892억 원)의 자산이 동결된 상태다.
특히 데이비스 측은 “구매자에게 어떠한 인프라도, 자금 활용 계획도, 토크노믹스 구조도 상세히 제시한 적 없다”며, “밈코인은 투자 수단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가치가 없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논리를 앞세웠다. 이는 향후 암호화폐 관련 법적 판단과 규제 도입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리브라 사태의 향방은 오는 8월 19일 뉴욕 법원에서 다음 심리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판결은 리브라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유사 밈코인을 기반으로 형성된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법적 기준을 정립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장 내에서 ‘밈코인 사기’에 대한 경계가 한층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