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위협에 흔들린 '내 지갑 내 코인'…커스터디 수요 급증

| 김민준 기자

암호화폐 업계 내 ‘몽키렌치 공격($5 wrench attack)’ 증가에 따라, 안전한 자산 보관을 위한 ‘수탁 서비스(custody)’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탈취하기 위해 폭력이나 협박을 동원하는 이 물리적 강탈 방식은 최근 블록체인 업계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사건이 잇따르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년간 유명 투자자들과 기업 경영진들이 이 같은 방식의 공격 피해를 입었고, 이에 따라 오랜 기간 암호화폐 전통 신념이었던 ‘비밀번호가 없으면 자산도 없다(Not your keys, not your coins)’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콜드월렛은 자산에 대한 완전한 통제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공격자 입장에서는 단일 접점으로 표적이 되기 쉽다는 취약점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암호화폐 자산의 대중화가 계속되고 고액 자산가가 늘어날수록, 이런 물리적 위협의 빈도 또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개인이 자산을 직접 보관하는 ‘셀프커스터디’ 방식보다는, 보안성과 안정성을 갖춘 기관 수탁 서비스 이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실제 주요 커스터디 사업자들은 고액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산 보호를 위한 문의와 의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의 이러한 흐름이 궁극적으로 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한다. 자산 보호에 대한 수요가 기관에 모이면, 규제 검토와 서비스 품질에 대한 기대치 역시 함께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주요 대선 연설을 통해 암호화폐 보유자들의 자산 자유를 보장하겠다며 이슈를 언급한 바 있어, 관련 정책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