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들어 이더리움(ETH)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비트코인(BTC)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자금이 서서히 알트코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자금 회전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알트코인 시즌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상승 흐름의 중심에는 이더리움의 반등세가 있다. ETH/BTC 가격 비율은 지난 1월 이후 최대치인 0.031까지 상승했으며, 이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상대로 72% 이상 가격 퍼포먼스를 개선한 결과다. 크립토퀀트는 지난 4월 ETH의 MVRV(시가총액 대비 실현 시가총액 비율)가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뒤 반등세가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더리움은 1년 이동평균선을 향해 상승 중이며, 추세가 이어진다면 BTC 대비 추가 상승 여력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시장 유동성의 흐름도 ETH에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더리움의 현물 거래량은 최근 일주일간 약 257억 달러(약 35조 7,230억 원)를 기록하며, 비트코인의 244억 달러(약 33조 9,160억 원)를 넘어섰다. 이는 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며, ETH/BTC 거래량 비율이 1을 초과한 상황은 이더리움이 시장 주도권을 쥘 가능성을 시사한다. 같은 시점 전체 알트코인 거래량은 670억 달러(약 93조 1,430억 원)로 증가하며, 지난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비트코인 외 자산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자금 유입 측면에서도 ETH가 선전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에 유입되는 자금이 비트코인 ETF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ETH/BTC ETF 보유 비율은 0.05에서 0.12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도 이더리움에 대한 신뢰를 확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반면, 매도 압력 지표는 이더리움에 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ETH/BTC 거래소 유입 비율은 2020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바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의 매도 압력이 적다는 뜻이다. 이후 수치는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현시점에서 이더리움은 매수세가 뒷받침된 강세 구간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 달 동안 ETH가 BTC를 앞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알트코인 중심으로 회전하느냐에 따라,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 하락과 함께 다양한 알트코인들에게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다. 이른바 '알트 시즌 2막'이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