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CEO 사칭한 투자 사기 급증…가짜 에어드롭·딥페이크 경고 등 '주의보'

| 손정환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를 노린 각종 사기 수법도 급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리플(XRP) 생태계는 특히 눈에 띄게 자주 공격받는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사기범들은 리플의 공식 계정과 임직원을 사칭해 정교한 투자 사기를 벌이는 등 점차 지능화된 수법으로 투자자들을 노리고 있다.

암호화폐 사기의 전형적인 수법 중 하나는 소액의 XRP를 송금하면 두 배로 돌려준다는 식의 허위 홍보다. 최근에는 유명 인사의 인터뷰 영상이나 리플이 주최한 행사 영상을 악용해 마치 공식 이벤트인 것처럼 위장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사기범들은 유튜브 생방송 루프를 활용해 이 같은 내용을 반복 송출하며 신뢰성을 가장한다. 특히 XRP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다른 주요 자산보다 가격이 낮다는 점도 소액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리플이 공격받는 배경에는 몇 가지 뚜렷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리플 커뮤니티의 규모와 영향력이다. XRP는 오랫동안 시가총액 상위권을 유지해온 주요 자산으로, 현재도 규모가 약 2,780억 달러(약 386조 원)에 달한다. 그만큼 검색량과 거론 빈도가 높고, 사기범들은 이를 노려 가짜 콘텐츠를 제작해 검색 상위에 노출시키고 있다.

둘째, 리플의 대형 호재에 대한 기대감 역시 사기범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ISO 20022 통합, 미국 내 현물 ETF 승인 가능성,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 종결 등 XRP 투자자들은 늘 잠재적인 뉴스에 민감하다. 이 틈을 타 “소송 승리 기념 에어드롭” 같은 가짜 이벤트로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것이다.

지난 7월,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CEO는 공식 성명을 통해 경고를 발표하며 투자자들에게 유튜브 등에서 유통 중인 사기 영상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사기범들은 갈링하우스의 얼굴이 담긴 딥페이크 영상이나 편집된 발언을 사용해 보다 사실감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끝으로, 리플과 XRP는 구글, 유튜브, X(구 트위터) 등 주요 플랫폼에서 자주 트렌드 상위에 오르는 키워드다. 이 때문에 사기범들이 검색 알고리즘을 악용해 가짜 SEO 콘텐츠와 미끼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다. 이용자들이 이런 콘텐츠를 클릭하고 허위 정보를 사실로 오인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라면 ‘공식 채널 외에서는 절대 송금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리플처럼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이를 사칭한 사기 시도가 더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어떤 이벤트든 너무 좋아 보이는 제안은 대부분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점을 항상 인식하고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