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미국서 XRP·솔라나 등 암호화폐 직접 결제 지원 시작

| 손정환 기자

미국 내 가맹점에서도 이제 XRP(엑스알피), 솔라나(SOL)를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페이팔(PayPal)이 새로운 암호화폐 결제 기능을 전격 도입하면서, 암호화폐 실사용 확산에 있어 중대한 분기점을 맞이했다.

페이팔은 28일 공식 발표를 통해 '페이 위드 크립토(Pay with Crypto)'라는 신규 기능을 선보이며, 미국 내 상인들이 XRP, 솔라나, 이더리움(ETH) 등 다양한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수 주 내로 미국 전역 대부분에서 활성화될 예정이지만, 규제 수준이 높은 뉴욕주는 초기에는 제외될 전망이다.

이번 기능은 암호화폐를 직접 결제에 사용하는 대신, 사용자가 선택한 암호화폐를 자동으로 페이팔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로 전환한 뒤, 다시 미달러로 정산하는 구조다. 따라서 상점은 암호화폐의 가치 변동 위험을 떠안지 않고도 글로벌 결제를 처리할 수 있다. 페이팔은 이번 조치가 국제 결제 비용 부담을 낮추고, 정산을 즉각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미국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제에 사용 가능한 지갑은 코인베이스, 메타마스크, 바이낸스, 팬텀, 엑소더스 등 주요 웹3 지갑 대부분을 포함하며, 결제수수료는 연간 프로모션 기간 동안 0.99%로 설정된다. 프로모션 종료 이후에는 수수료가 1.5%로 인상된다. 페이팔의 최고경영자 알렉스 크리스(Alex Chriss)는 "국제 거래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은 여전한 걸림돌"이라며, 이번 기능이 글로벌 상거래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팔은 이미 2020년 미국 내에서 암호화폐 매수를 허용하며 업계에 첫 발을 내디뎠고, 2023년에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출시했다. 해당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900만 달러(약 125억 1,000만 원)에 달하며, 상인 지갑에 암호화폐 보관과 온체인 이전 기능도 지원 중이다.

이처럼 사용자 편의성과 규제 대응을 동시에 고려한 결제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암호화폐의 일상 결제 수단으로의 역할 확대는 물론, 주요 토큰들의 수요 증가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XRP와 솔라나 등 실사용성과 채택 확대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들이, 다시 한번 시장의 중심 무대로 올라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