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장기 보유자 움직이기 시작했다…기관도 400억 원 베팅

| 손정환 기자

XRP가 최근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던 지갑들이 다시 활성화되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지갑 활동 재개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장기 보유자들이 상승장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샌티먼트(Santiment)에 따르면, XRP 투자 자산의 평균 보유 기간이 91일 줄어든 593일로 확인됐다. 이는 과거 예치된 물량이 시장에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이런 움직임은 강세 흐름과 밀접히 맞물려 발생한다. XRP 가격은 7월 중순 역대 최고가인 3.65달러(약 5,074원)를 기록한 뒤 조정 국면에 접어들어 현재는 3.15달러(약 4,379원) 선에서 지지력을 테스트 중이다.

이 같은 보합세 속에서도 최근의 지갑 활동은 심리적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XRP는 지난 한 달 동안 약 46% 상승했으며, 이전 저항선이던 3.3달러(약 4,587원) 부근에서 여러 차례 돌파 시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하락 리스크에도 대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XRP가 3.15달러 지지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3달러(약 4,170원) 수준까지의 조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 그는 이 하락 국면을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단기 투자자들이 변동성에 주목하는 사이, 기관들은 오히려 장기 관점에서 XRP에 베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테크 기업 하이퍼스케일 데이터(Hyperscale Data)는 최근 1,000만 달러(약 139억 원) 규모의 XRP 트레저리 프로그램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오는 8월 12일부터 주간 보유 현황을 공개하고, 최대 36개월의 락업 기간도 고려 중이다. 이는 단기 투기가 아니라 전략적 자산 편입에 가깝다는 해석을 낳는다. 앞서 내추럴 미라클(Nature’s Miracle) 또한 2,000만 달러(약 278억 원) 상당의 XRP 확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장기 보유자의 복귀, 기관 투자 확대, 점진적인 가격 발견이 맞물리며 XRP는 다시 한번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일시적인 조정이 있더라도, XRP 가격 움직임의 방향성은 점차 상승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