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트럼프 연계 '트루스소셜 비트코인 ETF' 승인 연기…정치적 파장 확산

| 손정환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이 추진 중인 '트루스소셜 비트코인 ETF'의 승인 결정을 오는 9월 18일까지 연기했다. 이번 결정은 해당 펀드의 상장 심사에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트루스소셜 비트코인 ETF는 뉴욕증권거래소 아카(NYSE Arca) 상장을 목표로 지난 6월 3일 공식 신청됐다. 당초 SEC는 8월 4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검토 필요성과 대중 의견 수렴을 이유로 심사 기간을 45일 연장한 것이다. SEC는 결정문에서 “검토 중인 규정 변경안과 그에 제기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충분한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ETF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연관된 첫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라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낳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에서 비트코인(BTC) 지지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일부 민주당 인사들과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규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고 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ETF 허가는 권력 남용의 문을 여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로 트럼프 관련 기업의 크립토 보유 자산 규모는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SEC는 이와 함께 그레이스케일의 솔라나(SOL) 신탁을 ETF로 전환하는 안건도 검토 기한을 10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SEC는 올해 초 현물 비트코인 ETF를 전격 승인했지만, 이번 트루스소셜 BITCOIN ETF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치와 암호화폐의 접점이 확대되는 가운데, SEC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ETF 승인을 넘어,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 규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