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RAKBANK, 비트판다와 손잡고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 출시…AED 기반 무수수료 거래 지원

| 손정환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의 전통 은행인 RAKBANK가 리테일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조치는 RAKBANK 모바일 앱 내에서 고객들이 직접 암호화폐를 매매하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아부다비 디르함(AED) 기반 거래를 외환 수수료 없이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RAKBANK의 이번 서비스는 유럽 기반 암호화폐 플랫폼인 비트판다(Bitpanda)와의 협업을 통해 가능해졌다. 비트판다는 현재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R)의 규제를 받으며 여타 금융기관들과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용자들은 글로벌 거래소로 자금을 이체하고, 환전을 거쳐 거래하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국내 은행 계좌에서 바로 암호화폐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RAKBANK의 그룹 최고경영자(CEO) 라힐 아메드(Raheel Ahmed)는 “고객들이 AED로 안전하고 규제된 환경 속에 암호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 효율적이고 매끄러운 경험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플랫폼의 편의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비트판다 브로커 MENA DMCC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되는 해당 서비스는 현재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초대 방식으로 제공 중이며, 향후 전면 출시될 예정이다. 초기에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XRP 등 주요 암호화폐들이 지원되며, 순차적으로 다양한 자산이 추가될 예정이다.

루카스 엔저스도르퍼 콘라드(Lukas Enzersdorfer-Conrad) 비트판다 부대표는 “이번 제휴는 중동 지역 디지털 자산 시장의 전환점”이라며 UAE 소비자들에게 쉽고 안전한 거래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두바이 DMCC 자유지대에는 600개가 넘는 암호화폐 기업들이 활동 중이며, 최근에는 리플(XRP)이 RLUSD 스테이블코인을 UAE 규제 아래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RAKBANK의 행보는 단순히 한 은행의 실험이 아니라, UAE가 글로벌 크립토 허브로 도약하는 중요한 신호탄이다.

UAE 내 다른 금융기관들도 디지털 자산 수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며, RAKBANK의 선제적 움직임이 중동 은행권 전반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