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ETH)으로 이동…기업 매수 속도 두 배 빨라

| 김민준 기자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최근 이더리움(ETH) 매입 속도를 크게 높이며, 그동안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해왔던 비트코인(BTC)의 입지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10주년을 맞이한 이더리움은 이런 상승 흐름을 타고 시장 내 존재감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금융 대기업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업 재무 부서들이 6월 초 이후 이더리움 전체 공급량의 1%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의 자산 운용 전략이 점차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수치로 해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 투자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동시에 비트코인에 주력하는 기업들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매수에 나서고 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이 최근 이더리움 가격 상승세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물 이더리움 ETF의 강세 흐름이 이러한 수요에 더욱 탄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보고서에서 “기업들의 대규모 매입과 현물 ETF의 사상 최고 수준 성과가 이더리움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올 연말까지 이더리움이 4,000달러(약 5,560만 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기존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기업들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 이더리움이 연말 목표선을 상회할 수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기관의 행보는 암호화폐 시장에 강력한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친암호화폐 행보와 미국 대선이 맞물리면서 이더리움을 향한 전략적 접근은 보다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처럼 기업과 금융권 전반에서 이더리움을 향한 구조적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시장의 판도 변화를 시사하는 핵심 신호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