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약 20조 8,500억 원(150억 달러) 수준에서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펀딩 라운드를 통해 최대 약 6,950억 원(5억 달러)을 조달할 계획이며, 이는 향후 상장 추진에 필요한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2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크라켄은 지난 2022년 기업가치 약 15조 2,900억 원(110억 달러)을 기록한 바 있으며, 이번 자금조달은 그 기업가치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크라켄은 2026년 1분기 기업공개를 목표로 내부 전략을 조율 중이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비교적 완화된 규제 프레임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같은 우호적인 규제 환경은 크라켄을 비롯한 주요 거래소들의 상장 움직임을 촉진시키고 있다.
현재 글로벌 IPO 시장은 활기를 되찾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크라켄도 유리한 시점을 포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미 이스라엘의 트레이딩 플랫폼 이토로(eToro)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인터넷 그룹(Circle Internet Group) 등이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후속 주자들의 실질적 벤치마크가 되고 있다.
한편, 거래소별 실적을 살펴보면 크라켄은 일간 거래량 약 1조 9,043억 원(13억 7,000만 달러)을 기록하고 있으며, 1,100개 이상의 거래쌍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기반 최대 경쟁사인 코인베이스(Coinbase)의 약 3조 8,503억 원(27억 7,000만 달러), 448개 거래쌍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이다.
크라켄의 상장 추진과 대규모 펀딩은 전통 금융시장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암호화폐 산업의 지속적 노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시도는 규제환경 변화에 즉각 반응하는 업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