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2,502억 원 대량 매수에도…고래 ‘매집 vs 개미 침묵’

| 손정환 기자

리플(XRP)에 대한 매도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고래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24시간 동안 고래들은 무려 6,000만 개의 XRP를 추가로 사들였으며, 이는 현 시세 기준으로 약 2,502억 원(약 180,000,000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이러한 고래들의 지속적인 매입은 XRP 시장에 강력한 상승 신호를 주고 있지만, 정작 가격은 여전히 지지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에 따르면, 이 같은 XRP 고래들의 집중 매수는 단기간에 생긴 일이 아니다. 불과 몇 주 전인 7월 초에도 이들은 2주 동안 22억 개의 XRP를 사들였고, 그 결과 XRP 가격은 한때 3.6달러(약 5,004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이후 업비트의 수상한 대규모 이체와 공동 창업자의 매도설이 겹치면서 가격은 3달러(약 4,170원) 이하로 급락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급락이 고래들에게 기회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당시 XRP가 3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고래들은 하루 새 1억 3,000만 개의 XRP를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량 보유자들의 연이은 매수세는 시장의 공급량을 줄이는 동시에, 추후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가격 반응은 아직 미미하다. XRP는 현재 3.15달러(약 4,379원)선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일주일간 10% 가까운 하락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XRP가 이 지지선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다시 3달러 지점까지 휘청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고래들의 지속적인 XRP 매입은 암호화폐 시장의 심리적 바닥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다만, 리플과 관련된 각종 루머와 불투명한 세일 이슈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수요 회복을 기대하긴 이르다. 고래들이 만든 이 상승 계단이 언제쯤 개미 투자자들을 따라오게 만들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