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최근 세 건의 대규모 전송을 통해 총 7억 개의 XRP를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달러 기준으로 약 20억 7,338만 달러(약 2조 8,915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각 전송은 각각 1억 개, 5억 개, 또 다시 1억 개의 XRP로 나뉘어 진행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웨일얼러트(Whale Alert)에 따르면, 이번 XRP 예치 작업은 8월 첫 주 중 단일 기업이 시행한 가장 큰 암호화폐 고정 이체 중 하나로 기록된다. 일반적으로 리플은 매월 초 총 10억 개의 XRP를 에스크로에서 해제한 뒤, 그중 약 80%를 다시 잠그는 방식으로 유통량을 조절해 왔다. 올해부터는 해당 시점이 매월 2~3일로 다소 밀려 있으며, 이번 역시 이 같은 패턴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웨일얼러트는 리플이 정체불명의 지갑으로부터 2억 개(약 8,235억 원), 3억 개(약 1조 2,353억 원)의 XRP를 수신한 이체도 포착한 바 있다. 해당 거래 또한 이번 에스크로 예치와 관련된 전단 작업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XRP 가격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발표 이후 급락세를 겪었다. 지난 수요일 이후 10% 이상 하락하며 3.32달러(약 4,615원)의 고점에서 2.98달러(약 4,141원)까지 떨어졌다. 금요일 하루에도 4.2%의 낙폭을 보인 뒤, 하루 만에 3.35% 반등하면서 잠시 3달러 선을 회복했으나 곧 1.28% 하락하며 힘겨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리플의 대규모 에스크로 예치는 시장에 유통량 과잉 우려를 일시적으로 해소하며 XRP 가격 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성향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XRP가 다시 본격적인 상승세로 접어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