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복 관세에 흔들린 암호화폐 시장…비트코인 112,000달러까지 급락

| 손정환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8월 초부터 크게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BTC)은 주말 사이 약세 흐름을 타며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미국 고용지표 악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한풀 꺾였다.

이번 하락세의 가장 큰 요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 관세'를 행정명령 형태로 발표하며 미·중 무역갈등에 긴장감을 다시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8월 7일부터 발효될 새로운 수입 관세는 시장의 리스크 회피 심리를 자극했고, 여기에 7월 고용지표 부진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현재 양국 간 무역협상은 유지되고 있으나, 오는 12일로 예정된 관세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 지표 일정 또한 시장을 흔들 요인이다. 5일에는 S&P 글로벌 서비스업 구매관리지수(PMI)가, 6일에는 ISM 비제조업 PMI가 발표된다. 특히 후자인 ISM 지표는 직전 주 발표된 고용지표와 연계돼 미국 경기 둔화 여부에 대한 시장의 판단을 좌우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도 이번 주 캔자스시티 연은 주최 연설에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월 고용지표 부진은 연준이 금리 인하 카드에 손을 댈 가능성을 높였다”고 꼬집은 빌 애덤스 코메리카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은, 통화당국이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얼마나 우려하는지를 보여준다. 8일 예정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이 같은 경기 흐름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주에는 S&P500 기업 중 약 20%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이 중에는 팔란티어와 AMD와 같은 핵심 기술주도 포함돼 있다. 앞서 발표된 몇몇 빅테크의 호실적과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성장은 긍정적인 흐름을 이끌었지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 전환에는 힘이 부족한 상황이다.

암호화폐 시장 반응은 급격했다. 비트코인은 주말 중 11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 선까지 급락했으나, 지지선은 무너지지 않고 반등해 월요일 아시아 장 초반 114,500달러(약 1억 5,911만 원)로 다소 회복했다. 그러나 사상 최고가 대비 6.7% 하락하며 여전히 하락 흐름이 우세다. 이더리움(ETH) 또한 일요일에 3,400달러(약 472만 원) 밑으로 내려갔지만, 현재는 3,560달러(약 495만 원)까지 회복하며 기존 박스권 안으로 복귀하는 모양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8월은 암호화폐 시장에 있어서 계절적으로 약세 흐름이 자주 나타나는 시기다. 따라서 이번 주 발표 예정인 지표들과 시장을 뒤흔드는 지정학적 이슈들이 불안한 균형을 흔들지, 아니면 반등의 발판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crypto 시장 참여자들은 관세, 지표, 연준 발언 등 삼중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