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00만% 상승 속 실종된 경고력…237번 틀린 피터 시프, AI의 기록으로 남다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인 피터 시프(Peter Schiff)의 경고는 무려 237번이나 빗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인공지능 플랫폼 그록(Grok)은 2011년부터 피터 시프가 비트코인 붕괴를 예측한 모든 사례를 집계했고, 그 결과는 허탈할 만큼 극명하다. 그가 끝없이 경고를 쏟아낼 동안 비트코인의 가격은 무려 1,000,000% 급등했다.

그록의 분석은 비트코인 전문 기자 비벡 센(Vivek Sen)이 소셜 플랫폼 X를 통해 공개했다. 해당 분석은 시프가 지난 13년간 발표한 트윗, 인터뷰, 칼럼 등 각종 발언을 정밀 추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그 결과 ‘비트코인은 거품’, ‘머지않아 붕괴’, ‘무가치해질 것’이라는 주장만 237번 확인됐다. 예상과 달리 비트코인은 현재 약 2조 2,729억 달러(약 3,158조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세계 최상급 자산 반열에 올라섰다.

비트코인 상승세 속에서도 시프는 비관론을 굽히지 않았다. 올해 7월 그는 비트코인이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에 거래되던 시점에 “지금은 팔고 은을 살 타이밍”이라며 또 다시 경고했으나, 며칠 뒤 가격은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로 도약했다. 지난 4월엔 “비트코인은 사기이며,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파산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스트래티지는 최근 분기 순이익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를 기록하며 실적으로 반박했다.

시프는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역할 부재, 고변동성, 기술주와의 연동성을 비판의 근거로 삼고 있다. 그는 최근엔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 가능성을 “국민 세금 낭비”라며 비난했고, 마이클 세일러에겐 “사기꾼”이라는 날선 표현도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다르다. 비트코인은 이달 초 ETF 자금 순유출과 미 연준의 긴축 기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일시적으로 11만 2,269달러(약 1억 5,609만 원)까지 조정을 받았으나, 현재는 11만 4,238달러(약 1억 5,879만 원)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기준 상승률은 5.6%, 연간으로는 88.7%에 이른다. 장기적 관점에선 여전히 상승 흐름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그록의 보고서는 반복적인 비관론이 단순한 철학적 자세를 넘어, 현실적 예측력과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를 까발린 셈이다. 특히 AI가 주도해낸 결과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도 크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데이터 기반 평가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프의 경고는 계속되더라도 시장은 더 이상 그를 주목하지 않을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