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 전통 금융 베테랑 대거 영입…배리 실버트 의장 복귀로 재도약 신호탄

| 민태윤 기자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Grayscale Investments)가 차세대 성장을 위한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회사는 최근 전통 금융권 출신의 핵심 인재 4명을 임원진으로 영입하고, 창업자인 배리 실버트(Barry Silbert)를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시키는 등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을 대폭 강화했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임원들은 다이애나 장(Diana Zhang) 최고운영책임자(COO), 라모나 보스턴(Ramona Boston)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안드레아 윌리엄스(Andrea Williams)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맥스웰 로젠탈(Maxwell Rosenthal) 최고인사책임자(CHRO)로 구성됐다. 이들은 브리지워터, 아폴로, 골드만삭스, 시타델 등 전통 금융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이다.

창립자 배리 실버트는 2013년 그레이스케일을 설립한 인물로, 미국 최초의 공개 거래 비트코인(BTC) 투자 상품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를 론칭한 주역이다. 해당 상품은 2015년 OTC 마켓에서 거래를 시작한 이후, 그레이스케일의 간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현물 ETF 등을 포함한 4개 ETF 상품을 통해 350억 달러(약 48조 6,5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그레이스케일은 현재 전통 금융 대기업들과의 경쟁 구도에서 적극적인 시장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블랙록(BlackRock), 피델리티(Fidelity) 등 후발 주자들이 저렴한 수수료의 현물 비트코인 ETF를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버트 의장의 복귀는 의미 있는 수입니다.

실제로 GBTC는 현재 연간 2억 6,850만 달러(약 3,731억 5,000만 원)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비트코인 ETF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수료는 1.5%로, 블랙록의 IBIT나 피델리티의 FBTC보다 최대 6배 높은 수치다. 실버트는 “디지털 자산에 접근하고 투자하는 새로운 모델을 개척하는 데 여전히 큰 가능성이 있다”며 그레이스케일의 장기적인 시장 전략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인사를 단행한 그레이스케일의 행보는 단순한 인력 보강에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친암호화폐 행보에 힘입어 새롭게 열리고 있는 시장 환경을 적극 활용하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그레이스케일의 차세대 도약이 전통 금융의 공세 속에서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