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거래량 유지에도 신규 지갑 급감…투자자 이탈 신호?

| 손정환 기자

리플(XRP)의 온체인 지표가 급격히 위축되며 트레이더들의 관심이 식어가고 있다. 최근 하루 동안 신규 활성화된 XRP 지갑은 1,741개에 그쳤다. 이는 최근 몇 달 사이 가장 낮은 수치로, XRP 네트워크에 진입하는 신규 투자자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참여자 감소는 중장기적 수급 불균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침체 속에서도 XRP는 거래량 면에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일 하루 동안 발생한 총 거래 건수는 200만 건을 넘었다. 하지만 이 활발한 트랜잭션 대부분은 실제 투자 수요보다는 봇 운영이나 이미 보유 중인 지갑 간 거래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자금 유입 없이 반복되는 거래는 상승세 지속에 불리를 초래할 수 있다.

가격 측면에서는 극적인 하락은 없지만, 회복세 역시 주춤하고 있다. 현재 XRP는 21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근근이 지지를 받고 있으며, 상대강도지수(RSI)는 55 부근을 유지 중이다. 이는 과매수도 아니고 과매도도 아닌 중립적인 흐름을 의미하지만,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어 상승 탄력은 제한적이다. 시장 심리가 더 악화된다면 XRP는 2.80달러(약 3,892원) 지지선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향후 가격이 $2.95~$3.10(약 4,100만~4,309만 원) 범위에 머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술적 지표 뿐 아니라 기본적인 네트워크 성장 지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XRP 가격에서 의미 있는 움직임이 지속되기 위해선 신규 투자자의 참여와 적극적인 지갑 생성 등 ‘실질 수요’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까지는 시장에 패닉을 불러올 수준의 악재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규제 리스크나 거시환경 변수에 따라 XRP의 네트워크 자체 약세가 추가 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규 유입이 줄어드는 지금이야말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