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11만 5,800달러(약 1억 6,036만 원) 부근의 지지 구간을 세 차례에 걸쳐 시험한 끝에 지난 주말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 선까지 내려가면서 알트코인 시장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시장에서 다시 고개를 들던 ‘알트코인 시즌(altseason)’이 중단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트파이넥스가 발간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이번 하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시장 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고위험 자산군으로의 자금 재배치가 진행되며 투기적 성향은 한층 위축됐다. 전체 시장에서 레버리지 청산 압박이 증가하고 있으며, 구체적 모멘텀이 다시 나타나기 전까지는 몇 주간 더 방향성 없는 횡보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조 2,000억 달러(약 3,058조 원)로, 2021년 강세장에서의 정점을 크게 초과하고 있는 반면, 이더리움과 기타 알트코인의 시총 합산치는 당시 고점을 한 번도 상회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투자자들이 고위험 자산군으로 자본을 일부 회전시키면서도 여전히 보수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더리움은 최근 고점 대비 약 15% 하락했으며, 대형 알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을 추종하는 'OTHERS 지수'는 사이클 최고점 대비 무려 18.7% 급락했다. 지난 11일간 이 지수가 반영하는 시가총액은 약 590억 달러(약 82조 1,000억 원) 감소해, 짧은 시간 내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음을 방증한다.
비트파이넥스 분석진은 “7월 들어 비트코인이 좁은 박스권에 갇힌 사이, OTHERS 지수는 오히려 미결제약정이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이번 급락은 알트코인 시장의 과도한 투기 열기가 급격히 식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해석했다.
한편, 최근 2주 동안 긍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한 대형 자산은 단 두 개뿐이다. 에테나(ENA)는 14.5%, 펏지펭귄(PENGU)은 8.4% 상승했지만, 이들 역시 최고가 대비 하락한 상태다. 이처럼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알트코인이 비트코인 대비 성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알트코인 시즌’의 연속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몇 주간 주요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박스권 거래가 지속될 경우, 알트코인 전반의 가격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본격적인 상승 반전을 위해선 장기 지지선 회복과 더불어 시장을 자극할 외부 촉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