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대규모 매도 압력에 직면하면서 시장에서 하락 전환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고래(대규모 투자자)들이 6,900만 달러(약 962억 원) 상당의 ETH를 거래소에 입금한 데 이어, 순매수자 거래량(Net Taker Volume) 역시 –4억 1,880만 달러(약 5,826억 원)로 급감하면서, 단기적인 매도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분석에 따르면, 해당 수치는 하루 동안 시장가 매도로 팔린 이더리움이 매수보다 훨씬 많았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시장가 주문으로 대규모 매도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가격보다 속도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이는 고점 인근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적인 추세다.
이와 함께, 두 개의 주요 고래 지갑에서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관측됐다. 한 지갑(주소: 0xc156)은 바이낸스($BNB)로 13,459 ETH를, 또 다른 지갑(주소: 0x46DB)은 OKX로 5,504 ETH를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전송한 자산 가치는 각각 4,900만 달러(약 681억 원), 1,980만 달러(약 275억 원)에 이른다. 통상 이와 같은 대규모 입금은 매각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로 간주되며, 특히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이런 패턴은 더욱 분명해진다.
가격 차트 분석도 현재 흐름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현재 3,630달러(약 504만 원) 선에서 거래 중이며, 최근 1일간 약 1%, 주간 기준으로는 4% 가까이 하락했다. 7월의 상승 추세를 지지하던 추세선마저 하단 돌파된 상태이며, 이후 시도된 반등에서도 이저항선을 돌파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3,800달러(약 527만 원) 수준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만약 지속적으로 이 저항 영역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가격은 하방 지지선인 3,147달러(약 437만 원)나 2,913달러(약 405만 원)까지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TF 자금 흐름 역시 혼재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더리움에 연동된 ETF에서 단일 하루 기준 최대인 4억 6,500만 달러(약 6,463억 원)가 빠져나갔지만, 최근 다시 7,330만 달러(약 1,018억 원)가 유입되면서 투심 회복 여부에 대한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기관과 개인투자자 간 포지션 전환이 엇갈리는 가운데, 당분간 ETH의 방향성은 제한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급격한 매도세와 고래 지갑의 움직임, 여기에 흐릿한 ETF 자금 흐름이 맞물리면서 이더리움의 단기적 하락 압력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다만 주요 지지선 방어와 ETF 유입 지속 여부가 반등의 단서를 제공할 수 있어, 향후 몇 거래일간의 추이는 이더리움 중기 흐름을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