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맷 후건(Matt Hougan)이 탈중앙화 거래소 유니스왑(Uniswap)에 대해 시장의 과소평가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후건은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적으로 "유니스왑 시가총액이 60억 달러(약 8조 3,400억 원) 수준이라면, 이는 너무 작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유니스왑이 전통 금융기업이라면, 세계에서 400번째로 큰 금융서비스 회사일 것이다. 이는 노르웨이의 금융기업 스토어브랜드(Storebrand)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비유하며, 탈중앙화 거래소로서 유니스왑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심을 모은 이 발언은 업계 전반에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유니스왑의 수익성과 유니(UNI) 토큰의 가치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다. 일부는 유니스왑의 거버넌스 토큰인 UNI가 실질적인 투자 수익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문제를 지적했고, 또 다른 일부는 수익 기반으로 평가해도 이 정도의 시가총액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유니스왑의 시가총액은 약 61억 5,000만 달러(약 8조 5,500억 원)로,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방식으로 운영되는 프로젝트 중에서는 여전히 상위권에 속한다. 이달 들어 UNI 토큰 가격은 30% 이상 상승했으며, 연초 이후로는 100% 넘게 올랐다.
거래량도 무시할 수 없다. 토큰 터미널(Token Terminal)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유니스왑을 통한 누적 거래액은 2,800억 달러(약 389조 2,000억 원)를 상회했다. 이는 탈중앙화 거래 시장에서 유니스왑이 여전히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그러나 화려한 수치 뒤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지난 해 12월 UNI는 19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급락했고, 최근 들어서는 10달러 근처에서 횡보 중이다.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7월 내내 저항선은 11달러, 지지선은 6~8달러 사이에 형성된 상태다. 특히 지난해 말, 거래 업체 컴벌랜드(Cumberland)가 98만 9,520개 UNI 토큰(약 1,673만 달러, 약 23억 2,000만 원)을 여러 거래소로 이동시키며 가격 급락을 초래한 일이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유니스왑이 지닌 거버넌스 구조의 집중성에 있다. 최근 연구 플랫폼 아카이브(arXiv)는 유니스왑 거버넌스의 문제점을 지적한 논문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초기 투자자와 유니스왑재단 등 소수의 대형 UNI 보유자가 대부분의 의결권을 독점하고 있으며, 일반 보유자의 투표 영향력은 사실상 미미하다. 그 결과, 주요 제안이 지연되거나 대형 보유자들의 이익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고, 일부는 온체인 거버넌스를 벗어난 '비공식 조율'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맷 후건의 발언처럼 유니스왑이 가진 기술적 성취와 시장 기여도는 분명하지만, 토큰 가치와 거버넌스의 투명성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시장이 어느 측면을 더 높이 평가하느냐에 따라 소외된 유니스왑이 다시 재조명받을 수도, 지금의 평가에 머무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