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이누(SHIB), '대통령 제도' 도입 제안에 커뮤니티 반발…정체성 위기 봉착

| 류하진 기자

시바이누(SHIB) 개발진의 핵심 인물인 시토시 쿠사마(Shytoshi Kusama)가 이른바 ‘SHIB 대통령’ 선출을 제안한 이후, 커뮤니티 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SHIB 생태계의 정치적 구조 개편을 시도하는 이번 제안은 단순한 네트워크 운영 방식의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프로젝트 내부 신뢰도에도 금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의 발단은 쿠사마가 SHIB 생태계를 ‘국가’에 빗대어 ‘대통령’ 제도를 공식화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였다.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SHIB 프로젝트 철학과 어긋난다는 비판이 커지자, SHIB 관련 DEX 서비스 플랫폼인 우프스왑(Woofswap)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지금 필요한 것은 지도자가 아닌 커뮤니티 권한 강화”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프 측은 이 발의가 갈등을 부추길 뿐이라며 “대통령 선거를 백지화하고, SHIB에는 더 이상 리더가 필요 없다는 선언이 있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반대 흐름 속에서도 일부 지지 의견도 존재한다. SHIB 커뮤니티 인플루언서인 클라우스 멘츠(Klaus Menzz)는 “쿠사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지금, 그를 교체하는 선거가 오히려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정당한 리더십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같은 커뮤니티 내 갈등 속에서 SHIB의 다른 핵심 개발자인 칼 다이리야(Kaal Dhairya)는 “SHIB DAO는 아직 완전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며, 현재 하나의 투표 전략만 가능한 상태이며 점차 기능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커뮤니티의 의견을 귀하게 여기며, 조만간 이번 논란과 관련한 구체적 설명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통령 선출 제안'은 SHIB 프로젝트가 정치적 구조 실험으로 진화할지, 혹은 탈중앙 자율조직이라는 본래 정체성을 유지할지를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되고 있다. 특히 시바이누 측 마케팅 총괄 루시는 “이 제안은 2년 동안 기다려온 중요한 단계”라고 밝혀, 내부적으로 꽤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바이누는 현재 가격이나 토큰 경제학 그 자체보다 거버넌스 구조를 둘러싼 정책적 혼란으로 주목받고 있다. 커뮤니티 중심 플랫폼이 정치적 지도자 도입이라는 역설적 실험을 감행해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