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01(k) 비트코인 투자 허용 추진…업계 '기대' vs 전문가 '신중'

| 서지우 기자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민간 개인퇴직연금(401(k)) 계좌에서 비트코인(BTC), 부동산, 사모펀드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지며, 암호화폐 업계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 ETF 분석가 에릭 발츄나스(Eric Balchunas)는 이에 대해 대다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견해를 내놨다.

발츄나스는 최근 자신의 SNS에서 "선택권이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복잡하고 유동성이 낮은 자산은 일정한 교육이 전제돼야 한다"며, 금융 전문가들조차 비트코인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절대다수는 결국 저비용 타깃데이트 펀드에 머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주식과 채권 중심의 전통 자산을 선호한다는 업계 현실을 반영한다.

이번 행정명령이 현실화되면 약 12조 5,000억 달러(약 1,737조 5,000억 원) 규모의 민간 퇴직연금 계좌에 암호화폐가 편입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전통적으로 401(k)는 보수적인 운용 전략을 채택해왔으며, 기업 계획 관리자들이 복잡하고 변동성이 큰 상품은 배제해왔다.

한편, 이 같은 제도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ETF 시장은 오히려 대규모 자금 유출을 겪고 있다. 분석 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8월 6일 하루 동안 미국의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총 1,821 BTC가 유출됐다. 이는 약 2억 806만 달러(약 2,894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특히 피델리티의 FBTC ETF는 872 BTC(약 997억 원)를 잃으며 가장 큰 유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블랙록의 IBIT 또한 681 BTC(약 779억 원) 자금을 잃었고, 발키리와 인베스코 등 주요 ETF 상품도 수십 개 비트코인을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최근 일주일 동안 10개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빠져나간 총량은 무려 12,705 BTC로, 금액 기준 약 14억 4,595만 달러(약 2조 89억 원)에 달한다.

정부 차원의 제도적 허용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신뢰 회복과 교육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암호화폐가 401(k) 계좌 내 주요 자산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적 허용을 넘어, 투자자들의 인식 전환과 제도권의 확고한 신뢰 구축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