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SEC 소송 마무리 후 XRP 사업 재개 선언…“이제 사업에 집중할 때”

| 서지우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법적 분쟁을 매듭지은 리플(Ripple)이 본격적인 사업 복귀를 선언했다. 회사의 최고법률책임자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는 “이제 다시 사업에 집중할 때”라고 밝혔다. 이로써 3년 넘게 이어진 SEC와의 공방전이 종료됐고, 리플은 XRP 관련 비즈니스 확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SEC가 리플과 공동 창업자인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와 크리스 라르센(Chris Larsen)을 대상으로 XRP의 증권성 여부를 문제 삼으며 제기한 소송이었다. 리플은 올해 6월 말, SEC와의 교차 항소를 모두 철회하는 조건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는 양측이 3월 말 도달한 합의안을 받아들이며 이를 최종 확정지었고, 리플은 약 1억 7,380만 원(125만 달러)의 민사 벌금과 미국 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XRP 판매 금지 명령을 수용했다.

리플의 법적 해소 소식이 전해지며 XRP는 투자자들의 주목을 다시 받고 있다. 지난 8월 3일 당시 2.72달러(약 3,782원)에서 바닥을 찍은 XRP는, 바이낸스 거래소 기준으로 약 9% 상승한 3.38달러(약 4,698원)를 기록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상승세는 알트코인에 적극적인 한국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뉴스 기반의 급등세는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며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에서는 또 다른 관심사로 블랙록(BlackRock)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현물 XRP ETF 승인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SEC와의 분쟁이 완전히 마무리된 지금이 블랙록이 XRP 관련 상품을 추진할 적기라고 보고 있다. 반면, 블룸버그의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이러한 기대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XRP ETF에 대한 블랙록의 전략은 SEC와의 법적 해소 여부 외에 더 복잡한 요소들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리플의 규제 리스크가 상당 부분 제거되면서, XRP는 다시금 암호화폐 시장에서 핵심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SEC의 향후 규제 방향과 미국 ETF 승인 기류 등 다양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