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매도 도미노 경고'…가격 5.8% 하락 시 2,390억 원 롱 청산 위험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시장이 또 한 번의 하락 위기를 맞닥뜨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파생상품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특정 가격 지점 아래로 가격이 내려갈 경우 약 2,390억 원 규모의 롱 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래 가격이 현재보다 5.8% 하락한 10만 9,736달러(약 1억 5,222만 원) 수준에 도달하면 대규모 청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생상품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라스(CoinGlass)는 해당 가격 지점이 이번 달 '최대 고통 지점(max pain point)'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점은 옵션 시장에서 가장 많은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는 구간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그 선까지 떨어지면 일시에 거대한 매도 압력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추가로 급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시간 단위가 아닌 '수 분 내'에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숏 포지션의 고통지점은 12만 429달러(약 1억 6,719만 원)로 나타났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가격보다 약 3.3% 높은 수준이다. 가격이 상승할 경우 약 3,900억 원에 달하는 숏 포지션이 청산될 위기에 놓이지만, 현재 시장 흐름은 하방 리스크가 더 임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24시간 동안 청산된 금액을 살펴보면, 롱 포지션에서 약 1,293억 원이 청산된 데 비해 숏 포지션은 약 2,662억 원이 날아갔다. 이는 시장의 불안정성과 변동성이 양 방향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이더리움(ETH)의 하루 청산 규모는 1억 485만 달러(약 1,460억 원)로 전체 코인지 중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2,884만 달러(약 401억 원), XRP는 2,752만 달러(약 382억 원)를 각각 청산했다.

또한 하루 동안 가장 큰 청산 사례는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ETH/USDC 포지션으로, 해당 포지션의 손실 규모는 329만 달러(약 457억 원)에 달했다. 이처럼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시장 심리의 변화와 기술 지표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11만 7,000달러(약 1억 6,263만 원) 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11만 6,500달러(약 1억 6,174만 원)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11만 5,254달러(약 1억 6,078만 원)와 11만 4,887달러(약 1억 6,024만 원) 구간이 중요한 지지선이며, 이 지점에서 미끄러질 경우 강제 청산 도미노가 현실화될 수 있다.

현재의 가격 흐름은 마치 빙산 아래 숨겨진 위험처럼 보이지만, 시장이 한 방향으로만 기울 때 그 그림자는 실체가 된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라면 이번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