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2025년 들어 첫 4,000달러 돌파…비트코인 제치고 상승 선도

| 연합뉴스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더리움이 2025년 8월 들어 처음으로 4,000달러 선을 돌파하며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자금 유입과 블록체인 기반 기술의 실생활 적용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현지시간 8일 오후 6시 58분 기준 이더리움은 개당 4,025달러에 거래되며 전날보다 3.28% 상승했다. 이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4,000달러를 넘어선 수치로,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한때 일일 고점은 4,071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오히려 0.54% 하락한 11만6,904달러를 나타내 이더리움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이더리움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핵심적으로 두 가지 흐름이 맞물려 있다. 하나는 이더리움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 수요다. 올해 들어 미국에 상장된 9개의 이더리움 현물 ETF에 총 67억 달러(약 9조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또 다른 하나는 디지털 자산을 장기 보유하는 대형 투자자들의 매입 확대다. 이들은 올해 들어 약 120억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요 확대가 이더리움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 전반에서 기존 금융 생태계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면서 이더리움의 기반 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거래 가능하도록 만드는 ‘토큰화’, 스마트 계약 기술의 확산,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사용의 증가 등의 흐름 속에서 이더리움은 기술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더리움은 투자자뿐만 아니라 개발자와 핀테크 기업들에게도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구현을 위한 바탕 기술로서 각광받고 있다.

반에크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인 매튜 시겔은 "스테이블코인을 채택하는 은행들과 기업들이 늘면서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오픈소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이더리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자본시장이 디지털 자산 분야에 여전히 열려 있어 ‘이더리움 현물 시장에 대한 매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가상화폐 시장 내 비트코인 중심 구조에서 점차 벗어나, 이더리움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 기반 암호자산으로 수요가 분산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이더리움은 2021년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4,800달러 수준에 근접하고 있어, 향후 금융 혁신과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이 맞물릴 경우 새로운 고점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