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4,000달러 돌파…‘미니 알트 시즌’ 현실화되나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이 4,000달러(약 5,560만 원)를 돌파하며 50% 넘는 상승 폭을 기록한 가운데, 솔라나(SOL), 도지코인(DOGE), BNB 등 시가총액 상위 알트코인들이 잇따라 반등하면서 ‘알트 시즌’이 도래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체인링크(LINK)는 한 주 만에 30% 급등하며 투자자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알트코인 시장은 비트코인(BTC) 중심의 강세장 속에서도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더리움의 부진한 흐름은 커뮤니티 내에서 기술성과 가격 간 괴리라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제기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상승세는 다르다. 글로벌 매크로 상황과 맞물려 시장 전반이 탄력을 받으면서, 이더리움도 장기 박스권을 벗어나 본격적인 추세 전환 신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의 상승 속도는 일시적으로 둔화됐으나, 거시 경제 지표에 따라 다시 연동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나스닥과의 가격 연동성이 여전히 높아 증시 반등은 비트코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의 도미넌스는 59.2%로 소폭 하락하며 알트코인의 상대적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시장 확산 여부를 평가하는 데 있어 이더리움의 움직임은 유의미한 바로미터다. 과거 비트코인 주도 장세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이더리움이 시장 중심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유명 트레이더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역시 최근 보유 중이던 이더리움 2,373개를 매도한 뒤 상승세를 인정하며 재매수에 나섰다. 그는 “용서해달라. 이제 다시는 수익 실현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다소 유쾌하게 입장을 번복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알트 시즌이 과거와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코인만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올 가자’ 분위기는 더 이상 재현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링크 투자자로 알려진 이토 시모츠마는 “이번 사이클에서는 내러티브와 수익을 동시에 제시하는 종목만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유명 분석가 마일스 도이처는 이를 ‘미니 알트 시즌’이라며 제한적인 흐름에 무게를 뒀다. 반면 인투더크립토버스의 창립자 벤저민 코웬은 “이건 알트 시즌이 아니라 이더리움 시즌”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전문가 간 해석은 엇갈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투자와 연금 연결을 가능케 할 수 있는 401K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도 시장 전반에 의미 있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해당 조치로 최대 1220억 달러(약 169조 5,800억 원)의 유입 가능성이 점쳐지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한 추가 상승 동력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5,075억 달러(약 705조 4,250억 원)이며, 24시간 거래량은 약 511억 달러(약 71조 5,290억 원)에 이른다. 업계 전반의 시선이 여전히 거시지표와 규제 방향에 몰려 있는 가운데, 이번 알트코인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진짜 ‘시즌’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