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비트코인(BTC)에 올인한 전략이 어느덧 5주년을 맞이했다. 기업들의 재무 전략 판도를 바꾼 이 ‘역사적 베팅’은 단순한 실험을 넘어, 비트코인을 주류 금융에서 논의되는 자산으로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업체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 2020년 8월 11일, 비트코인을 자사의 핵심 준비자산으로 채택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전통 자산군에 대한 회의와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서 감행한 이 결단은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이후 스트래티지 주가와 비트코인은 나란히 수천 퍼센트 상승했고, 세일러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떠올랐다.
현재는 이 결정을 기념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상장기업 메타플래닛의 사이먼 게로비치(Simon Gerovich) CEO는 세일러의 선구적인 판단이 "글로벌 기업의 비트코인 채택을 가속화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찬사를 보냈다. 그는 더불어 "법인들의 비트코인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며,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이 이 흐름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 최근 6개월 사이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에 포함한 상장사는 60곳에서 약 160곳으로 급증했다. 이 중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상장기업도 포함돼 있으며, 기업 투자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잠재력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세일러는 최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서 다시금 비트코인 매수를 암시하는 발언을 남겨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비트코인 매수를 멈추지 않으면, 돈 버는 것 또한 멈추지 않는다"는 짧은 메시지를 게재하며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그는 2020년 3월 단 하루 만에 약 60억 달러(약 8조 3,400억 원)를 잃은 전례가 있을 정도로 과감한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후 성공적인 복귀를 통해 억만장자 지위를 되찾았고, 현재는 법인 비트코인 투자 붐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베팅 5주년은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서, 디지털 자산이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와 가치를 확보해가는 여정을 대변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법인 투자 추세가 장기적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역할을 해갈 것이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