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시프 "비트코인, 역사상 최대 투자 사기…ETF도 버블 촉매"

| 손정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당시 금의 강력한 지지자로 알려진 피터 시프(Peter Schiff)가 비트코인(BTC)의 급등세를 두고 또 한 번 날을 세웠다. 그는 최근 12만 2,000달러(약 1억 6,958만 원)에 근접한 비트코인 가격을 “역사상 가장 큰 투자 사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장이 환호하는 상승장 속에서도 주요 회의론자로서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시프는 자신의 SNS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역대 최대의 투자 사기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근본적인 가치보다는 투기 열기에 의해 부풀려진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그는 이번 급등이 “새로운 참여자 유입에 기반한 자산 파동”이라고 일갈하며, 버블 붕괴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이어갔다.

현재 비트코인은 전주 대비 또 한 차례 상승하며 12만 1,000달러(약 1억 6,819만 원)까지 올라 시장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12만 5,000달러(약 1억 7,375만 원)를 돌파할 경우 역사적 신고가 경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시프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낙관론이 지나치게 단기적인 시각이라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시프는 지금의 비트코인 생태계가 지난 금융위기의 구조적 취약성과 닮았다고 분석한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들이 파생상품에 과도하게 의존하며 시스템 전체에 유동성이 말라붙었던 것처럼, 현재는 비트코인을 보유한 ETF와 상장사들이 시장 구조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만약 비트코인 관련 대기업 하나라도 주가 급락을 겪으면, BTC 가격·관련 주식·기업 매수세 모두가 일제히 하락하며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보유 자산으로 간주하거나 ETF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비트코인의 시총과 유통 수요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으나, 동시에 하락장 도래 시 리스크 전이 경로가 늘어났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시장은 여전히 열광적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피터 시프가 지적한 바처럼 ‘투자의 본질’을 되묻는 시각 역시 필요해 보인다. 비트코인이 과연 내재가치에 기반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조만간 신뢰의 시험대에 오르게 될지는 여전히 논쟁의 한가운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