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고래, 1,259억 원 매집…현물 ETF 수요와 동조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 시장에 또 하나의 대규모 고래 매수 신호가 포착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은 최근 한 익명의 투자자가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21,000 ETH를 인출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시세 기준으로 약 9,060만 달러(약 1,259억 원) 규모에 달하는 이 거래는 단 40분 만에 연속적으로 이뤄졌다.

해당 주소는 ‘0x3952’로 시작되는 지갑으로 식별되며, 일련의 대규모 출금을 감행했다. 거래 목적이 명확하게 공개되진 않았지만,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토큰을 이동하는 사례는 일반적으로 장기 보유를 위한 매수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확신 매수일 가능성이 높다.

룩온체인에 따르면 이 투자자는 이번 거래를 포함해 총 86,001 ETH를 보유하게 됐고, 이는 약 2억 6,000만 달러(약 3,614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고래 지갑의 거래 활동은 최근 기관 중심의 이더리움 매수세 강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수 주간 이더리움 현물 ETF로 자금이 지속 유입되고 있다는 데이터는 이를 뒷받침한다.

시장조사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최근 이더리움의 월간 수익률이 비트코인을 앞선 것은 이러한 고래 및 기관 투자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전했다. 비트코인(BTC)이 비교적 횡보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더리움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은 최근 수 차례에 걸쳐 4,300달러(약 597만 원) 부근을 재차 테스트한 뒤 현재는 약 4,200달러(약 582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시세 흐름 속에서 고래들의 움직임은 향후 공급 감소와 함께 가격에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회전율 높은 단기 매도세를 상쇄할 정도로 고래들의 수요가 강력하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이더리움 강세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더리움 ETF와 결합된 기관 자금 유입, 그리고 강력한 고래 매집 트렌드는 이미 시장에 분명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