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베트남 국영은행과 손잡았다… 동남아 거래소 본격 진출

| 연합뉴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한국의 두나무가 베트남 국영은행인 밀리터리뱅크와 손잡고, 베트남 내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을 위한 기술 협력에 나서면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두나무는 2025년 8월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베트남의 밀리터리뱅크와 기술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나무는 베트남 내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뿐 아니라, 관련 법·제도 정비와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 등 전반적인 디지털 자산 생태계 조성에 참여하게 된다.

두나무가 파트너로 선택한 밀리터리뱅크는 1994년 베트남 국방부 산하 금융기관으로 설립돼, 현재는 약 3천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국영은행이다. 이에 따라 양측의 협력이 단순한 민간기업 간 협력에 그치지 않고, 베트남 정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을 바탕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협력은 한국의 가상자산 플랫폼이 해외 금융 시스템과 융합하는 새로운 형태로 평가된다. 두나무는 업비트를 운영하며 쌓은 기술력뿐 아니라 보안, 규제 대응, 인재 양성 등의 노하우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단순 저장이나 거래 기능을 넘어, 베트남이 자체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두나무 오경석 대표는 “베트남에는 2천만명을 넘는 가상자산 보유자, 연간 8천억달러(약 1천68조원) 이상의 시장 거래 규모 등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며, “업비트의 운영 모델과 기술을 토대로 베트남의 디지털 금융 체계를 신뢰 기반으로 설계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나무는 기술뿐 아니라 플랫폼 기획부터 규제 대응까지 모든 역량을 공유해 베트남 정부가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밀리터리뱅크 측도 이번 협력에 높은 기대를 보였다. 류 쭝 타이 회장은 “한국과 베트남, 밀리터리뱅크와 업비트가 믿음직한 파트너로서 베트남 디지털 금융 산업의 성장을 함께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플랫폼들의 동남아 진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기술 수출이 단순 제공을 넘어 현지 금융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는 협력 모델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다른 가상자산·핀테크 기업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