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최근 알트코인 랠리 속에서 뒤처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을 장악한 ‘고래(대규모 보유자)’들의 대량 매집이 가격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3일간 리플 고래들이 무려 3억 2000만 XRP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막대한 매수세가 결집되면 XRP 가격에 다면적인 긍정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기 매도 압력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개미 투자자들이 고래의 행동을 추종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심리적 유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플 고래들은 앞서 7월 중순에도 대량 매집에 나섰고, 이는 XRP가 사상 최고가인 3.60달러를 넘어서는 랠리로 이어진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잠시 후 수익을 실현했고, 이에 따라 XRP는 2.80달러 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번 고래 매수는 XRP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도지코인(DOGE)과 에이다(ADA) 고래들도 최근 1주일 새 공격적인 매입에 나섰으며, 이들 역시 가격급등을 만들어냈다. 도지코인은 일일 10억 개 이상이 매수되며 0.20달러에서 0.25달러로 단숨에 25% 급등했고, 에이다도 2억 개 이상이 매집된 이후 0.80달러 이하에서 1달러를 넘어 다중월 고점을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XRP는 여전히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암호화폐의 상승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인 12만 4,000달러(약 1억 7,236만 원)를 경신했고, 이더리움은 2021년 고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XRP가 이번에도 고래들의 '묵직한 한 방'에 힘입어 상승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고래들의 매집이 언제나 상승장을 촉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 움직임이 단순한 투기성 거래를 넘어 중장기적 전환점을 마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