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옵션 4만 건 만기 도래…총 61억 달러 규모 시장 주목

| 손정환 기자

거래소 데리빗(Deribit)에서 약 4만 건의 비트코인(BTC) 옵션 계약이 만기를 앞두면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옵션의 총 명목 가치는 약 48억 달러(약 6조 6,720억 원) 규모로, 지난주의 옵션 만기 규모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만기가 가상자산 현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이러한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해당 옵션들의 풋/콜 비율은 0.90으로, 매수 및 매도 포지션 간 균형이 형성된 상태다. 특히 가장 많은 개방 미결제약정(OI)은 14만 달러 행사가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규모는 약 32억 달러(약 4조 4,480억 원)에 달한다. 12만 달러 옵션 또한 약 24억 달러(약 3조 3,360억 원) 규모로 뒤를 잇고 있어 강세 심리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선물 시장의 총 미결제 규모 역시 833억 달러(약 115조 8,720억 원)로, 역사적 고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파생상품 분석 기업 그릭스라이브(Greeks.live)는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양 시장 모두 강세 흐름 속에서 트레이더들이 푸트 옵션을 적극 매도하고, 수익 구간에 진입해 홀딩 중인 롱 포지션도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높은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일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목요일 데리빗에서 거래된 옵션 규모는 109억 달러(약 15조 1,510억 원)로 집계돼, 일일 최대 거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암호화폐 옵션 거래에 대해 활발한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한편, 이날 만기를 맞는 이더리움 옵션은 총 28만 7,000건으로, 명목 가치는 13억 달러(약 1조 8,070억 원)에 달하며 풋/콜 비율은 1.0으로 나타났다. 이를 합산하면 이번 주 금요일 하루 동안 만기가 도래하는 전체 암호화폐 옵션 명목 가치는 약 61억 달러(약 8조 4,790억 원)에 달한다.

시장 전반 상황을 보면, 가상자산 총 시가총액은 이번 주 초 4조 2,500억 달러(약 591조 2,500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금요일 오전 기준 4% 하락해 4조 1,000억 달러(약 570조 9,000억 원) 수준으로 조정 중이다. 비트코인은 최근 하락세 속에 3.8% 하락하며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선으로 후퇴한 뒤, 아시아 장에서 소폭 반등해 11만 9,000달러(약 1억 6,541만 원)을 회복하고자 시도했다.

이더리움 역시 4년 만의 고점을 경신한 뒤 조정을 거치며 4,500달러(약 625만 5,000원) 아래로 하락했지만, 이후 4,630달러(약 644만 7,000원) 선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알트코인 시장의 매도 압력은 여전히 강해 '알트코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실현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아시아가 매수하고 미국이 매도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지역 간 거래 패턴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