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1,671만 개, 코인베이스로 또 이동…의도된 구조조정 의혹

| 손정환 기자

코인베이스에 다시금 미스터리한 XRP 대량 입금이 포착됐다. 이번에는 무려 1,671만 XRP, 달러 기준 약 5,184만 달러(약 72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거액의 XRP는 알려지지 않은 지갑 주소에서 유입됐고, 최근 반복되는 유사한 패턴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어 업계의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부터 XRP 온체인 흐름을 추적한 결과, 익명의 지갑들에서 코인베이스로 향하는 대규모 이전 기록이 잇따르고 있다. 당시 분석에 따르면, 총 52개의 콜드 월렛이 코인베이스와 연관됐으며, 그 중 10개는 약 2,680만 XRP, 나머지 42개는 각각 1,680만 XRP씩을 보유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9억 7,400만 XRP에 달하는 방대한 물량이다.

그러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이 패턴에 부합하는 월렛은 단 23개로 줄었으며, 이들이 보유한 XRP도 총 3억 7,950만 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두 달 전 대비 약 6억 XRP가 사라졌음을 의미하며, 60% 이상의 감소다. 그 과정에서 이번 1,671만 XRP 유입이 또다시 동일한 규모로 이루어진 것은 단순한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 내부 재배치, 외부 수탁 관리로의 이동, 혹은 대형 고객의 출금일 가능성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반복되는 ‘슬라이스 사이즈’ 입금 현상이 단순 거래라기보다는 체계적인 자산 구조 조정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특히 리플의 ODL(On-Demand Liquidity) 네트워크가 관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코인베이스는 이번 관련 내역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된다.

블록체인 상에서는 자산의 이동 경로만 명확히 확인 가능할 뿐, 해당 자산이 왜 이동했는지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XRP 커뮤니티는 현재도 해당 월렛들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투명하지 않은 운영 방식은 자칫 시장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코인베이스와 XRP 생태계 전반을 둘러싼 더 큰 의문을 자극하며, 암호화폐 거래소의 자산 관리 체계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