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2025년 3분기 들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고 있다. 2016년 출시 이후 9년 만에 맞이한 최고의 분기로, ‘디파이 여름’으로 불렸던 2020년 성과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번 급등세는 비트코인(BTC)의 상승폭을 크게 웃돌며 이더리움의 기술력과 수요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반영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이번 분기에만 8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상승률이 10%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이더리움의 독보적인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시장에서는 이를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확장성과 디파이, NFT 시장에 대한 여전한 관심, 기업 및 기관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 덕분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과거의 '디파이 여름'을 떠올리게 한다. 2020년 3분기 당시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금융(DeFi)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59.5% 상승했으며, 전체 TVL(총 예치 자산)이 전분기 대비 380%나 급증했다. 그러나 이번 상승세는 당시보다도 더 강한 회복력과 견고한 시장 기반 위에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암울한 시기도 있었다. 2018년 3분기 이더리움은 암호화폐 시장 침체와 ICO 거품 붕괴의 직격탄을 맞으며 49% 급락했다. 당시 dApp(탈중앙화 앱) 생태계의 낮은 채택률과 확장성 문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크게 흔들었다.
비록 2017년 초 518%라는 전대미문의 분기 상승률을 기록한 적도 있으나, 이는 ICO 열풍의 초기 단계였던 탓에 재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현재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이 이미 약 5390억 달러(약 748조 2,1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폭발적 성장은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승세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기록되는 ‘질적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시장 조사기관 및 업계 관계자들은 이더리움의 지속적인 기술 업그레이드, ETF 승인 가능성, 그리고 고도화된 탈중앙화 생태계를 중장기 호재로 꼽는다. 블랙록 같은 대형 기관도 이더리움 매수세를 이어가며 신뢰를 보이고 있어, 향후 이더리움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탄탄한 기반 위에서 형성된 이번 상승세가 과연 4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이더리움이 다시 한 번 시장의 기준을 재정의할 시점이 도래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