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디지털 금' 위상 흔들리나…금 대비 가치 하락 경고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디지털 금’이라는 명성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상품 전략가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은 최근 발언을 통해 비트코인이 실질적인 ‘독립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려면 금 대비 지난 2021년 고점을 유지해야 한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현재 비트코인은 약 35온스 금과 동일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금 대비 가치가 이 기준선 아래로 떨어질 경우, 시장의 투자 심리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4월 비트코인/금(XAUT) 페어는 2025년 최저 수준인 24.7온스까지 급락했던 바 있다.

맥글론은 “비트코인이 스펙ulative 자산에서 벗어나려면 금 대비 강세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며 금, 미국채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과의 비교에서 비트코인이 아직 완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T-본드(미국 국채)가 차세대 ‘빅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실제 중국의 채권 수익률이 1.75%로 하락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미 국채가 기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은 금 대비 연초 대비 0.41% 하락한 상태다. 이는 금의 시장 지배력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한 성적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출마 이후 전통적 안전자산으로의 수요가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 속에서 디지털 자산의 입지는 동요할 수 있다.

과거 비트코인이 금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던 피델리티의 유리엔 티머(Jurrien Timmer)의 분석도 아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다. 그는 2025년 하반기 비트코인이 금을 앞설 것이라 예측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그 가능성이 약화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의 다음 행보는 기존 자산군과의 상대적 가치에서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진정한 ‘자산 클래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금과의 비교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