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젤렌스키 회담에 쏠린 눈…암호화폐 시장, 잭슨홀 앞두고 고요한 긴장

| 손정환 기자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제조업·서비스업 PMI 지표 공개, 그리고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등 대형 경제 이벤트와 맞물리며 변동성 확대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주 말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 가격 조정을 거친 이후, 주초 다시 한 차례 하락세로 방향을 틀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시장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19일 회담이다. 회담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가 원하면 러시아와의 전쟁을 곧바로 끝낼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며 시장에 긴장감을 더했다. 이 같은 평화 신호는 전통 금융시장뿐 아니라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 긍정적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경제지표 발표도 줄지어 대기 중이다. 22일에는 미국의 8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되며, 이날 함께 공개되는 기존 주택 판매지표는 상대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중대한 변수는 23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어떤 통화정책 방향성을 시사할지에 달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야르데니 리서치에 따르면 파월 의장이 급격한 금리 인상이나 인하를 시사하지 않을 것이며, 데이터를 지켜보며 판단하겠다는 ‘올빼미적’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9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으며, 현재 선물시장에서는 4.0~4.25% 구간으로의 금리 인하 확률이 84.6%에 달한다.

그런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은 급락세와 함께 불안한 주 초반을 맞았다. 19일 아시아 시장 기준, 전체 디지털 자산 시가총액은 4조 달러(약 5,560조 원) 수준으로 내려앉으며 지난주 사상 최고치 대비 6% 가까이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11만 5,000달러(약 1억 5,985만 원)까지 내려가며 주간 고점 대비 6.9% 하락했고, 2.5%의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4,345달러(약 604만 원)까지 밀려나며, 2021년 사상 최고가보다 여전히 10%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알트코인 시장도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XRP, 솔라나(SOL),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수이(SUI) 등은 하락세가 두드러졌지만, 체인링크(LINK)와 모네로(XMR)는 소폭 상승하며 시장 대비 선방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이번 주 중대 이벤트들이 향후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연준의 통화정책이 우호적인 방향으로 형성된다면, 침체된 암호화폐 시장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