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스테이블코인 비율 급락…비트코인($BTC) 11만 5,000달러 돌파 신호탄 되나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11만 5,000달러(약 1억 6,010만 원) 이상에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데이터가 향후 시장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바이낸스의 거래소 내 스테이블코인 비율(ESR: Exchange Stablecoin Ratio)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대규모 매수 여력이 시장에 대기 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ESR은 거래소 보유 비트코인 대비 스테이블코인의 비율로, 투자자들의 유동성 보유 수준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이 수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거래소 내 스테이블코인 잔고가 많다는 의미로, 향후 매수 압력의 상승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바이낸스의 ESR은 최근 며칠 사이 빠르게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트론(TRX)과 이더리움(ETH) 블록체인 간 특정 자금 이동 등 일시적인 네트워크 전이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ESR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비트코인 매수세에 불씨를 당길 수 있는 구조적 조건이 마련돼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의 기술적 측면에선 혼재된 시그널이 감지된다. 스위스블록(Swissblock)은 최근 주간 비트코인 마감이 완만한 더블톱 패턴과 유사하다고 분석하며, 과거 2021년과 유사한 분배 국면(distribution phase) 진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당시에는 가격이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인 매도 압력에 시달린 바 있다.

하지만 거시경제 흐름은 과거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2021년에는 통화 긴축(QT)과 금리 인상이 시작된 시점에 비트코인이 정점을 찍었지만, 올해는 양적완화(QE) 재개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이로 인해 단기 기술적 불안과 장기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맞물리며 비트코인 가격에 중립 이상의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크립토퀀트는 ESR 수치가 0.000010 이상으로 오를 경우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거나 단기 조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ESR이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비트코인이 11만 5,000달러(약 1억 6,010만 원) 이상에서 지지를 받는다면 서서히 완만한 상승 흐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즉, 바이낸스에 축적된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은 시장에 즉각 투입될 수 있는 잠재 매수력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의 다음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