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12만 달러 돌파 후 6% 하락…강제 청산 7,645억 원 규모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최근 사상 최고치(ATH)인 12만 4,300달러(약 1억 7,267만 원)를 돌파한 뒤 6% 가량 하락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시세는 11만 5,300달러(약 1억 6,027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단기적인 급등 이후의 조정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단지 가격 하락뿐만 아니라 대량의 청산, 고점 인근 고점 매물 압박, 정책 불확실성 등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경계심도 강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하루 동안 약 13만 1,000명의 트레이더가 총 5억 5,000만 달러(약 7,645억 원) 규모의 포지션에서 강제 청산을 당했다. 이 중 비트멕스(BitMEX)에서 발생한 단일 포지션 청산이 780만 달러(약 108억 원)에 달할 만큼, 시장 내 레버리지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남아 있는 숏 포지션 규모도 60억 달러(약 8조 3,400억 원)를 넘어서면서, 추가적인 단기 급등 시 위험한 숏 스퀴즈도 배제할 수 없는 국면이다.

단기 보유자(STH)들의 비중은 여전히 47%로 나타났으며, 지난 30일 간 자산 이동은 “0”을 기록해 의미 있는 매도세가 발생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 분석가 악셀 애들러 주니어(Axel Adler Jr)는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며 “시장 밸류의 흐름이 정체된 상태에서는 큰 조정보다는 재정비 또는 횡보 흐름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그는 현재 상태를 ‘균형 구간(equilibrium regime)’으로 표현하면서, 고점 인근임에도 시장이 과열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러나 다른 지표들은 엇갈린 신호를 주고 있다. 매도자 소진 상수(Seller Exhaustion Constant)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 매도 압력의 지속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수치는 이전 베어마켓 저점과 유사한 패턴에서 목격된 바 있으며, 향후 추세 반전 시점을 가늠하기 위한 핵심 단서로 해석된다. 온체인 분석가 ‘On-Chain College’ 역시 현재의 MVRV 비율 수준이 과거 주기 고점과 비교해 낮다고 언급하며, “지금 수준에서 비트코인 고점을 논하는 것은 통계적 확률과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시장은 앞으로의 주요 이벤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공개될 연방준비제도 회의록에 따라 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회담도 예정돼 있어, 지정학적 변수로 인한 가격 변동성에도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거래소 간 가격차인 ‘코인베이스 프리미엄(Coinbase Premium)’은 최근 한 달 새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보이는데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는 대형 기관 또는 고래 투자자가 조용히 매집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한 분석가는 “최근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가 매일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매수 중이거나, 혹은 대규모 기관 매수세가 곧 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트레이딩 지표인 21일 이동평균선에서 비트코인이 지지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장기 상승 구조가 아직 유효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뚜렷한 상승 돌파가 이어지기보다 단기 조정 또는 횡보 흐름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비트코인이 다음 움직임을 결정하기 전까지,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매크로 이벤트, 온체인 지표, 기술 분석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수요와 기대가 교차하는 경계선에서, 단기 매매자와 장기 보유자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