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네트워크에서 약 5년간 움직임이 없던 약 3조 9,582억 원(27일 기준 환율 기준 31,968 BTC)의 대규모 자산이 갑자기 이동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크립토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이 물량은 3~5년 동안 지갑에 보관된 채 잠자고 있던 비트코인으로, 최근 온체인상에서 거래된 것이 포착됐다.
이전에도 유사한 ‘잠자는’ 비트코인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비트코인 가격 흐름의 전환점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고래 투자자들이 이처럼 장기 보유자산을 이동시키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로 간주되며, 업계에서는 이 동향을 강력한 시장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크립토퀀트는 2024년 1월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33,803 BTC 거래가 감지됐고, 이후 비트코인은 가격 저점을 형성하며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또한 이어진 3월, 6월, 7월, 12월의 이동도 모두 특정한 가격 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2024년 6월의 이동은 약세장 속 추가 매도 압력을 유발한 사례로 언급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 역시 비트코인 시장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의 신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규모 이동이 실제 매도를 뜻하는지, 혹은 보관처 변경 수준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투자자들 사이에는 ‘큰 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1만 5,298달러(약 1억 6,030만 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이날 하루 동안 2.52% 하락했으며, 오전 한때 11만 8,596달러를 터치한 후 12만 1,500달러(약 1억 6,889만 원)에서 저항을 받고 되돌림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스톱로스 주문이 작동돼 단기 급락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전체 거래량이 오히려 40.76% 증가해 640억 4,000만 달러(약 88조 1,76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참여가 계속 활발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오는 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예정돼 있어 매크로 경제 방향성까지 더해지면 시장의 향배는 한층 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잠든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단순한 트랜잭션 그 이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시장은 다시 한번 고래들의 의중을 읽으려는 움직임과 함께 불확실성의 파도에 휩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