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래티지, 또 다시 ‘고점 매수’…비트코인 430개 추가 확보

| 민태윤 기자

비트코인(BTC)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전략으로 잘 알려진 스트래티지(Strategy, 구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회사는 비트코인 430개를 신규 확보하며 일관된 매수 기조를 재확인했다. 평균 매입가는 1개당 11만 9,666달러(약 1억 6,620만 원)로, 총 투자액은 약 5,150만 달러(약 714억 원)에 달한다.

이번 매입보다 더 화제가 된 것은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전략 매니저 차이탄야 제인(Chaitanya Jain)의 발언이다. 그는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회사의 매입 사실을 전하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고점에서 살 것이다”라는 농담 섞인 메시지를 남겼다.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는 스트래티지가 고점에서 매수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패턴이 자주 목격되며, 이를 두고 일종의 밈(meme)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스트래티지의 손익현황은 농담으로 치부할 만큼 간단하지 않다. 8월 17일 기준, 이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62만 9,376개에 달하며 누적 투자금은 약 461억 5,000만 달러(약 64조 1,685억 원)다. 평균 매입 단가는 7만 3,320달러(약 1억 190만 원)로, 현 시세 기준 자산 가치는 약 724억 달러(약 100조 6,360억 원)에 이른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25.1%로 집계됐다.

스트래티지의 이같은 고위험 투자는 단순한 가격 투기 그 이상이다. 기업 가치는 약 71%가 비트코인에 매여 있으며, 사실상 비트코인 ETF에 가까운 상장사로 기능하고 있다. 이 같은 포지션은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회장이 주도한 비트코인 중심 경영 전략의 결과다.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매수를 위해 지속적으로 신주 발행과 부채 조달을 병행해왔으며, 이는 초대형 금융 합성작업에 가까웠다.

한편, 비트코인 시장은 최근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이달 초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넘었던 비트코인은 현재 11만 5,000달러(약 1억 5,985만 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급등 이후 큰 폭의 하락으로 인해 최근 이틀 사이 약 5억 8,100만 달러(약 8,073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는 청산 도미노 현상도 발생했다.

제인의 발언이 단순한 유머였는지, 혹은 비트코인의 장기 가치에 대한 확신을 표현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스트래티지가 누구보다 시장 변동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비트코인을 자산 보존 수단으로 확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성과만 보면 ‘고점 매수’라는 조롱은 무색하다. 스트래티지의 전략은 현재까지도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