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고래의 7억 개 대규모 매도…가격 2.85달러로 급락

| 손정환 기자

470만 개가 넘는 XRP가 쏟아지며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매도세가 기록됐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여러 고래 지갑에서 약 10일간 총 7억 개 이상의 XRP가 이동했으며, 이는 시장가 기준 약 1조 3,890억 원(약 1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이러한 대규모 이탈은 XRP 가격을 3달러 밑으로 끌어내렸고, 현재 시장에서는 향후 방향성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일부 투자자들이 보유 중이던 XRP를 대규모로 처분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0만~1억 XRP를 보유한 지갑이 주요 매도 주체였다. XRP 가격은 지난 7월 상승세를 보이며 3.35달러(약 4,657원)를 돌파했지만, 이번 매도로 2.85달러(약 3,962원)까지 급락한 후 소폭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3.10달러(약 4,309원) 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으면 2.80달러(약 3,892원)선 붕괴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에 비해 XRP에만 집중된 매도세는 주목할 만하다. 비슷한 시점에 주요 종목들에는 연쇄적 매도세가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해당 고래들이 단기 수익 실현을 위해 매도에 나선 것일 수 있으며, 몇몇은 타 거래소로의 이전이나 법정화폐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거래소의 오더북 상황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유동성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면서 상승 시도마다 매도 압력에 부딪히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XRP 고래 매도 사건은 단순한 가격 하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고래 투자자의 자금 이동과 그로 인한 시장 충격은 단기적인 매도세 유발뿐 아니라 투자자 심리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향후 시장은 2.80달러(약 3,892원) 지지선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XRP의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