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파생상품 시장, 101,445% 청산 불균형 충격…롱 포지션 붕괴로 58억 원 손실

| 손정환 기자

XRP 파생상품 시장에서 전례 없는 101,445%의 청산 불균형이 발생하며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매수 포지션 중심으로 한쪽으로 쏠린 포지션 구조가 붕괴되면서, 시세 급락에 따른 강제 청산이 잇따라 벌어졌다.

시장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단 한 시간 만에 XRP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420만 달러(약 58억 3,800만 원)에 달하는 롱 포지션이 청산됐지만, 이에 대응되는 숏 포지션 청산 규모는 고작 4,150달러(약 580만 원)에 불과했다. 이 극심한 롱 중심 청산 구조가 바로 101,445%라는 기록적인 청산 불균형 수치를 만들어낸 배경이다. 이는 달러 기준 최대 규모의 청산은 아니나, 롱 포지션에 집중된 시장 구조의 치명적 약점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XRP는 최근 수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2.88달러(약 4,003원)를 돌파하지 못한 채 2.83달러(약 3,934원)까지 후퇴했다. 이 가격 압박이 시장 전반의 레버리지 구조에 작용하며 대규모 청산을 유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XRP 보유자의 대규모 익절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으며, 하루 전에는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가 넘는 XRP 물량이 현금화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날 하루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총 4억 7,500만 달러(약 6,608억 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이 중 롱 포지션이 4억 300만 달러(약 5,600억 원)를 차지했다. 이더리움(ETH)은 1,081만 달러(약 150억 원), 비트코인(BTC)은 581만 달러(약 80억 7,000만 원), 솔라나(SOL)는 182만 달러(약 25억 3,000만 원) 규모의 청산 피해를 입었다.

파생상품 거래소에서는 변동성 급등에 대응해 포지션 조정이 활발히 나타났다. XRP의 거래량은 하루 전보다 25% 증가한 102억 2,000만 달러(약 14조 1,818억 원)로 치솟았지만, 미결제약정은 5% 줄어든 74억 8,000만 달러(약 10조 3,572억 원)로 감소했다. 이는 기존 포지션 청산이 대규모로 진행됐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동시에 옵션 시장 미결제약정은 55% 증가한 66만 달러(약 9억 1,700만 원)로 급증하는 등 변동성 헷지 수요도 활발했다.

전문가들은 XRP 시장이 과도한 낙관론에 치우친 결과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분석하며, “지나친 상승 베팅은 오히려 하락 전환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향후 레버리지 유입 속도와 시장의 신규 진입 추이에 따라, 이번 불균형이 단기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 하락의 발판이 될지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