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고위 경찰 사칭 피싱으로 비트코인 39억 원 탈취…콜드월렛 투자자 표적

| 서지우 기자

영국에서 비트코인(BTC)을 노린 정교한 피싱 사기가 발생해 약 39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가 탈취된 사건이 경찰 수사로 확인됐다. 이번 범행은 실제 고위 경찰 간부를 사칭해 피해자의 신뢰를 얻는 수법으로, 냉각 지갑을 사용하는 장기 보유자를 겨냥한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로 분류된다.

노스웨일스 경찰 사이버 범죄팀은 현지 시간 9일, 피해자가 비트코인 약 2.1백만 파운드(약 39억 원)를 사기당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측은 “이번 사건은 콜드월렛을 운용하는 장기 투자자를 표적으로 한 매우 정교한 사기의 전형”이라며, “피해자는 이전 데이터 유출 등으로 이미 개인정보가 유출돼 사전에 노출된 상태였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건의 피해자는 한 익명의 고위 경찰 간부로 위장한 사기범에게 전화를 받았다. 범인은 피해자에게 “절도 혐의로 체포한 피의자 소지 휴대폰에서 피해자의 신분증 사본이 발견됐다”면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강조하며 불안을 조성했다. 이후 그는 “자산을 안전하게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피해자가 사용 중인 암호화폐 콜드월렛에 접속하도록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사기범이 제공한 링크를 통해 접속한 피해자는 자산을 그대로 노출시켰고, 결과적으로 비트코인을 탈취당했다.

영국 동향에 정통한 보안 담당자는 “최근 들어 정부기관이나 경찰을 사칭해 암호화폐 보유자의 경각심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사용자의 보안 의식을 무력화하는 방식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영국뿐 아니라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유사 수법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는 경계가 요구된다.

경찰은 현재 피해자의 자산을 회수하기 위한 디지털 추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피해가 발생한 이후 금액의 이동 경로, 거래소 출금 여부, 관련 월렛 주소에 대한 전방위 분석을 통해 자금 회수를 시도하고 있다. 당국은 이와 함께, 암호화폐 장기 보유자들에게 암호화 기기 사용 시 정체불명의 연락에 응하지 말고 각별히 주의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