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카녜이 웨스트(Kanye West, 현재 법적 명칭 Ye)가 암호화폐 세계에 공식 진입했다. 그가 솔라나(SOL) 기반으로 출시한 밈코인 YZY는 발행 직후 시가총액이 약 4조 1,700억 원(약 30억 달러)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코인은 66% 급락했고, 현재는 약 4,851억 원(약 3억 4,900만 달러)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Ye는 YZY 출시와 함께 ‘체인 위에서 구축된 새로운 경제’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암호화폐 생태계 진입을 선포했다. 공식 웹사이트에는 결제 서비스 ‘Ye Pay’와 체크카드 형태의 ‘YZY 카드’도 함께 발표돼, 토큰 이용 확산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토큰 유통 구조는 Yeezy Investments LLC가 70%를 보유하고, 일반 투자자에겐 20%, 나머지 10%는 유동성 확보용으로 할당됐다. 일정은 주피터 록(Jupiter Lock) 스마트 계약을 통해 관리 중이다.
그러나 화려한 출발과 달리 시장의 의심도 적지 않다. 암호화폐 저널리스트 콜린 우(Colin Wu)는 거래 플랫폼 GMGN의 데이터를 인용해 YZY 물량의 90%가 단 6개 지갑에 집중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은 내부 지갑이 약 6억 2,600만 원(약 45만 달러) 상당의 USDC를 48억 원(약 337만 달러)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며, 내부자 이익이 의심된다고 경고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올해 초 투자자 피해를 초래한 리브라(Libra) rug pull 사태를 떠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YZY는 코인마켓캡에 신속히 등록됐고, 거래소 비트겟(Bitget) 등에서도 상장되며 화제를 이어갔다. 하지만 커뮤니티 반응은 엇갈린다. 가명 트레이더 디파이 모치(Defi Mochi)는 이 코인의 완전 희석 시가총액이 2~3조 원에 이른다며 위험 대비 보상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주기영 대표는 최근 크게 하락한 트럼프 대통령 관련 코인 사례를 거론하며 YZY 역시 유사한 경로를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시세 흐름도 불안정 그 자체다. YZY는 출시 수시간 만에 약 4,400원(3.16달러) 고점을 찍었지만, 곧바로 66% 폭락해 1,260원(0.91달러)까지 밀렸다. 현재는 1,38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하루 기준 54%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파생시장에선 한 투자자가 YZY를 공매도해 약 2억 8,000만 원(20만 2,000달러)의 수익을 올린 반면, 반대로 투자한 또 다른 참여자는 약 2억 2,100만 원(15만 9,000달러)의 손실을 봤다.
YZY의 론칭은 분명 강력한 ‘셀럽 파워’를 보여줬지만, 구조적 투명성과 유통 시스템의 정상화 없이는 단기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으로선 YZY가 성숙한 결제 시스템으로 자리잡을지, 또 하나의 단기 밈코인 광풍으로 끝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