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잠든 고래, 비트코인 전량 매도 후 ETH 3억 달러 롱 베팅

| 서도윤 기자

한 비트코인(BTC) 장기 보유자가 7년 만에 보유 자산 전량을 매도하고 이더리움(ETH)으로 대규모 자금을 이동시켰다. 블록체인 분석가에 따르면 이 인물은 탈중앙화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를 통해 BTC 550개를 매도한 뒤, 약 3억 달러(약 4,170억 원) 규모의 ETH 롱 포지션을 개설했다.

이번 분산 투자는 총 3개의 별도 계좌를 통해 이뤄졌으며, 매도된 비트코인의 대략적인 가치는 6,200만 달러(약 863억 원)로 추정된다. 해당 지갑 주소의 거래 기록을 추적한 블록체인 분석가 MLM은 트위터 대체 플랫폼 X를 통해 “이 사람이 내부 정보를 알고 베팅한 것이든 단순한 도박이든, 거래 실행이 무척 성급하고 조잡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자산 전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년간 비트코인을 보유해온 투자자는 안정성과 강한 신념을 가진 경우가 많아, 이러한 급작스러운 방향 전환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더리움 롱 포지션 규모가 2억 8,200만 달러(약 3,920억 원)에 이르는 만큼, 단순한 리밸런싱 이상의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거래가 이뤄진 하이퍼리퀴드는 최근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 분야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는 플랫폼으로, 높은 유동성과 낮은 슬리피지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에 따라 대형 투자자들이 점점 더 탈중앙화 환경에서도 대규모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년간 잠잠했던 지갑의 깜짝 움직임과 이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ETH 포지션 진입은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논쟁의 불씨를 지폈다. 현재까지 해당 투자자의 실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시장의 반응은 그의 결단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