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 몰타 금융 라이선스 확보…유럽 30개국 진출 교두보 마련

| 서지우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유럽의 암호자산 규제법(MiCA)에 따라 몰타 금융서비스국(MFSA)으로부터 정식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이는 지난 5월 파생상품 서비스 승인에 이은 또 하나의 주요 진전으로, 제미니는 이번 인가를 통해 유럽 30개국 이상에서 규제에 부합하는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제미니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승인으로 유럽 내 규제 기반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당사의 암호화폐 상품은 신뢰성과 보안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유럽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이게 되어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치는 나스닥(Nasdaq)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제미니는 지난 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통주 클래스 A를 상장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몰타 MFSA 라이선스 획득은 제미니의 유럽 내 존재감을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회사는 “MiCA는 암호화폐 업계의 명확한 규제를 정착시키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유럽이 글로벌 암호화폐 입법 선도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음이 이번 인가로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도 관련 정책 진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최근 "탈중앙금융(DeFi)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고 동료 정책 결정자들에게 촉구했다. 그는 기술 자체가 아닌, 그 사용 방식에 초점을 맞춘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미국 상원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 법안(Digital Asset Market Structure bill)이 연말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에 이를 수 있도록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루미스 상원의원은 “명확한 규제 체계가 시장에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과 미국에서 동시에 본격화되고 있는 디지털 자산 정책 움직임은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진입이 점차 실현되고 있음을 뜻한다. 제미니의 유럽 라이선스 취득과 워싱턴 D.C.의 정책 공조는, 글로벌 시장에서 규제 친화적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