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 XRP 리워드 신용카드 출시 예고…美 맨해튼 광고판까지 설치

| 민태윤 기자

미국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XRP 보유자를 위한 신제품 출시 일정을 공식 발표하며 시장 관심을 끌고 있다. 제미니는 오는 8월 19일을 기점으로 XRP 기반 리워드 신용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를 홍보하기 위해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대형 광고판까지 설치했다.

이번 카드 출시 계획은 제미니가 올해 3월 선보인 XRP 캐시백 프로그램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제미니는 자사 신용카드를 통해 XRP 보유자에게 최대 4% 캐시백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XRP 중심 리워드 상품 출시를 암시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카드 제품은 XRP 커뮤니티를 정식 타깃으로 삼은 첫 리워드 기반 신용카드다.

제미니의 이러한 움직임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다. 과거 제미니 공동창업자 타일러 윙클보스(Tyler Winklevoss)는 XRP를 둘러싼 커뮤니티와 공개적으로 충돌하며 토큰 상장을 거부한 인물이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문서에 따르면, 리플이 XRP 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10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제시했음에도 제미니는 이를 거부했었다.

그러나 2023년 8월 리플이 미국 재판에서 부분적인 승리를 거두며 규제 환경이 바뀌자, 제미니는 곧바로 XRP 상장을 단행하고 커뮤니티와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이번 XRP 카드 출시는 그 결과물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미니의 변화를 두고 "XRP에 대한 증오에서 팬으로 전환한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모든 반응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비트코인(BTC) 지지자들은 XRP를 '중앙화된 자산'이라며 비난하며, 제미니가 해당 토큰을 과도하게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XRP 지지자들은 카드 출시가 가격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하길 기대하면서도, 단순한 마케팅 외 시장에 실질적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XRP는 최근 몇 달 동안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암호화폐 시세 전반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제미니의 카드 출시가 XRP 수요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단기간 가격 반등을 이끌 결정적 변수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XRP와 제미니의 협력 확대는 토큰 유틸리티 확대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시장 신뢰 회복과 가격 안정성 확보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