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옵션 48억 달러 만기…시장 단기 변동성 촉각

| 손정환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단기 반등 이후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금요일 만기 예정인 대규모 옵션 계약이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주에는 총액 약 48억 달러(약 6조 6,72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BTC) 및 이더리움(ETH) 옵션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다.

옵션 플랫폼 데리빗(Deribit)에 따르면, 8월 22일 만기 예정인 3만 3,700건의 비트코인 옵션 계약은 명목가로 약 38억 달러(약 5조 2,820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푸트옵션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푸트/콜 비율은 1.31로 집계됐다. 이는 단기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로, 최근 조정 흐름 속에서 매도 포지션이 강화됐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 옵션의 ‘맥스 페인(Max Pain)’ 가격은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로, 해당 가격에서 옵션 매수자들의 손실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은 14만 달러(약 1억 9,460만 원) 행사가에서 약 30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를 기록하며 가장 큰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 13만 달러(약 1억 8,070만 원) 구간에도 각각 약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규모의 미결제 약정이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만기되는 이더리움 옵션 계약은 약 22만 건이며, 명목가 기준 총액은 9억 4,700만 달러(약 1조 3,178억 원)로 집계됐다. 이더리움의 푸트/콜 비율은 0.82, 맥스 페인은 4,250달러(약 590만 원)로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롱 포지션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옵션 투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그릭스라이브(Greeks Live)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옵션 시장 내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면서, “단기 변동성 지표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큰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옵션 만기에 앞서 암호화폐 시장은 일시적 회복세를 보였으나, 아시아 시장 기준으로 금요일 오전에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전일 대비 2% 감소한 약 3조 8,900억 달러(약 5,406조 3,000억 원)를 기록했으며, 알트코인들이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11만 2,000달러(약 1억 5,578만 원) 지지선을 잠시 하회했지만, 이후 11만 3,000달러(약 1억 5,717만 원)선으로 다시 회복한 상태다. 그러나 시장 심리가 위축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더리움 역시 1.7% 하락해 4,200달러(약 584만 원)선까지 밀렸으나, 아직 지지 수준은 유지되고 있다.

알트코인 중에서는 바이낸스코인(BNB), 솔라나(SOL), 체인링크(LINK),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등이 비교적 큰 낙폭을 보이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집중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옵션 만기가 중단기적인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