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검토…홍콩서 달러 패권에 도전장

| 서지우 기자

중국 정부가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위안화 중심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정책을 고수해온 중국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을 열어 두며 홍콩과 상하이를 시작으로 시범 출시를 추진 중인 조짐이다. 그간 암호화폐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속 마틴 초르젬파(Martin Chorzempa) 선임연구원과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기업 체인아르고스(ChainArgos)의 패트릭 탄(Patrick Tan) 최고경영자는 중국이 스테이블코인에 접근하는 전략적 배경을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움직임이 글로벌 금융 전략 차원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틴 초르젬파는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에 온 역량을 쏟고 있었지만, 국제 금융 허브인 홍콩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실험은 자금 세탁이나 제재 우회 등 민감한 이슈를 피해가면서 동시에 달러 패권에 대한 장기적 대항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체인아르고스의 패트릭 탄 역시 "중국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본격화할 경우, 이는 자본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홍콩의 독립적 금융 시스템과 본토 간의 균형을 정교하게 조정하는 일종의 정치적 실험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블록체인 인프라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아시아 내 암호화폐 규제 환경이 비교적 유연해지는 흐름도 이러한 정책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할 경우, 기존의 테더(USDT), USDC와 같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미국과의 금융 주도권 경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 공식 일정이나 기술적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홍콩 중심의 시범 운영이 대외 개방성과 신흥 금융 기술 테스트를 동시에 모두 가능하게 해주는 최적의 무대라는 점에서, 중국의 행보는 디지털 금융 시장에 새로운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