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704억 원어치, 코인베이스로 이동…소송 종결 후 '고래 매집설' 주목

| 손정환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Ripple)의 5년에 걸친 법정 다툼이 종식된 가운데, 거액의 XRP가 코인베이스(Coinbase)로 이동한 사실이 포착돼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웨일얼럿(Whale Alert)에 따르면, 약 1,659만 XRP가 단일 거래를 통해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로 이체됐다. 이번에 이동한 XRP의 가치는 약 5,071만 달러(약 704억 원)에 달한다.

해당 거래는 정체 불명의 지갑에서 발생했으며, 시장에서는 이를 고래들의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송금은 리플의 소송 종료라는 상징적 사건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SEC와 리플은 지난 8월 7일 항소를 모두 철회하겠다는 공동 합의문을 제출했고, 미국 제2연방순회항소법원이 이를 승인함에 따라 소송은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전직 연방 검사 제임스 K. 필란(James K. Filan)은 이번 결정을 두고 “양측 간 분쟁의 마침표”라고 평가했다. 2020년 12월, SEC는 리플이 XRP를 미등록 증권으로 판매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 법원은 XRP 자체가 증권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며 리플 측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번 XRP 대량 이체 소식은 연준(Fed)의 정책 변화 가능성과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급등세를 보였고, XRP 역시 장중 한때 8% 넘게 상승했다. 최근 XRP의 RSI(상대강도지수)는 과매도 구간을 벗어나 상승 탄력을 받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브레이크아웃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웨일얼럿은 비슷한 시각에 3,500만 XRP(약 1,081억 원)가 또 다른 미확인 지갑 간에 옮겨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리플 사건 종결에 따른 투자자 신뢰 회복과 거래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XRP 대규모 이동과 소송 종결은 향후 XRP 가격과 유동성 측면에서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시장은 이제 리플의 사업 확장과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